사람이 살아가기 위한 에너지는 어디서 오는 것일까요?
음식?, 일?, 사랑?, 가족? ... 모두 살아가는데 필요한 에너지들임에는 분명합니다.
이들은 자신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로 다가올 때도 있고, 비슷한 확률로,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하는 에너지로 다가올 때도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우리는 한가지
숙제를 떠안게 됩니다. 부정적인 결과를 줄이고, 긍정의 에너지를 보다 많이 받아
들여야 하는 것입니다.
이 과정을 들여다 보면 한가지 공통된 사실에 눈을 뜨게 되는데, 우리를 성장시키는
에너지의 본질은 항상 일정하다는 것이고, 그 본질과의 소통에 따라 결과의 색깔이
좌우된다는 사실입니다. 예를 들어, 음식을 먹더라도 어떻게 조리하냐에 따라 득이
되기도하고 독이 되기도 합니다. 자신의 일을 조절하지 못하면 기쁨을 주는 것이
아니라 고통으로 돌아오며, 이기적인 사랑은 자신과 상대를 슬프게도 만듭니다.
그래도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사이의 소통입니다.
신경정신과에 상담을 받으러 오시는 분 중에서 약 30% 정도는 자신의 내부에서
일어나는 '소통'에, 40% 정도는 나 이외의 사람과 일어나는 '소통'의 문제를 안고
오시는 분들입니다. 이 쯤되면 신경정신과가 아닌 '소통'정신과라고 해도 될 듯
합니다.
'나'와의 소통과 '남'과의 소통을 따로 떼어놓고 이야기하는 것은 우매한 생각일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전체를 알기 위해 부분을 들여다 보는 심정으로 여긴다면
조금은 위로가 되지 않을까요?
소통을 하기 위해 우리가 가장 쉽고 편리하게 쓰는 도구는 무엇일까요?
바로 '말(言)' 입니다. 말 한마디에 천 냥 빚도 갚고, 말 한마디에 수 만명의 생사가
좌지우지 될 수도 있을 정도로 강한 것이 '말'이요, 망망한 대해의 바닷물 한컵처럼
가벼이 흘려지는 것 또한 '말'입니다.
우리는 가까운 사람과 사랑을 이야기할 때도 말을 사용하고, 남과 싸울 때도 말을
사용하며, 일을 하거나, 즐거움을 얻기 위해서, 괴로움을 표현하기 위해서도 사용
합니다. 이처럼 '말(言)'은 남과의 소통에 큰 역할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세상의 모든 인간은 깨달음에 대한 본능적인 직관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단지
그 능력이 다듬어지고 성장하느냐 아니면, 적게 키워지거나 쇠퇴하느냐의 차이를
보일 뿐 입니다. 이러한 능력 때문에 사람과의 소통에 있어서도 '말'을 넘어서는
소통의 도구가 있다는 것을 아는 것입니다.
어머니의 눈물, 아기의 보드라운 손, 방긋 웃는 얼굴, 허공을 향해 휘젓는 손 들도
모두 '말'과 같은 도구들입니다. 이들을 연구하고 들여다보면 자연스럽게 깨닫게
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인간이 무한한 선과 행복, 통찰을 획득하는 것은 '말'로 대변되
는 도구보다, 심상적이며 추상적인 도구를 통해 이루어진다는 것입니다.
신경정신과 미강(美康)
미강 정신건강의학과 / 정신과
박수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