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운 신경증을 앓고 있는 분들은 주위에서 많이 접할 수 있습니다.
가벼운 신경증이란 내 주변사람들과의 다양한 관계에서 오는 긴장이나 갈등, 환경적인 영향으로 인한 스트레스에 반응하는 신체적, 신경심리적 증상들을 말하는데, 간단히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 신체적 증상 : 두통, 피곤감, 시야흐림, 입마름, 두근거림, 안면홍조, 열감, 목이나 가슴에 뭔가 걸린 느낌, 소화불량, 복통, 자주 반복되는 설사나 변비, 손발의 떨림과 저림, 기타 비특이적인 신체통증
- 신경심리적 증상 : 막연한 불쾌감이나 긴장감, 답답함, 불면, 좌불안석, 초조, 불안, 우울감, 호흡곤란, 감각이상, 공포감
많은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자주 나타났다가 자기치유력에 의해 소실되기를 반복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과정입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자신도 의식하지 못하는 방어적 습관들이 몸에 배이게 되기도 하는데 그 중 하나가 음주습관입니다.
소량의 음주를 통해 기분과 신체적 이완을 경험한 사람들은 특별한 문제의식 없이 음주습관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입니다. 건강하게 자기 역할과 삶을 수행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적절한 음주는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점진적으로 양이 늘어나 다소 높은 수준의 음주량을 그대로 유지하는 경우엔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다소 높은 수준의 음주량이란 어느정도일까요?
개개인의 차가 있는것은 당연하겠지만, 소주를 기준으로 3잔 이상, 주 3회 이상을 상식적인 기준으로 삼기를 조언합니다. 약 반 병에 해당합니다. 이정도의 음주량을 일정하게 유지하고 있을 때는 몸이 적응을 해서 별다른 신체적 불안을 느끼지 못합니다.
그런데 어느날 과도한 갈등이나 스트레스를 경험하거나, 이유가 있던 없던 평소보다 많은 양을 마셨을 때에는 위에서 언급한 신체적, 신경심리적 증상들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위와 같은 음주습관을 갖고 있는 분들은 이미 몸과 신경의 상태가 과민한 상태로 셋팅되어 유지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상태에 도달하게 되면 스스로 이유를 모르는 몸의 불쾌감과 초조감, 짜증들이 느껴지고 평소 가지고 있었으나 크게 느끼지 못했던 신경증들이 증폭되어 나타납니다. 이를 잘 알아차려서 적절한 휴식과 충분한 수분섭취, 필요에 따라서는 수액요법을 통해 극복하면 되는데, 그러지 못하고 증상을 회피할 목적으로 다시 술을 마시는 악순환에 빠지기도 합니다.
갑작스럽게 혹은 반복적으로 이유없는 신체적, 신경심리적 신경증상들을 경험하고 있는 분들은 병원을 찾기전에 자신의 음주습관을 먼저 살펴보고 스스로 바꾸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하겠습니다.
미강 정신건강의학과 / 정신과
박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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