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강 정신건강의학과 / 정신과
박수경
생후 5개월 된 아들을 살해한 엄마에 대한 기사가 마음을 무겁게 합니다.
이 분은 아들을 낳은 후 2개월간 산후 우울증으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6월 초에
퇴원을 했고, 그저 사는 것이 힘들고 아이를 잘 키울 자신이 없어서 살해했다고 합니다.
기사링크 : http://news.kukinews.com/article/view.asp?page=1&gCode=all&arcid=0921331870&code=41121111&cp=nv1
산후 우울증은 전체 산모의 10-15% 정도에서 발병하며, 초기 모자관계형성에
장애를 미칠 뿐 만 아니라 신생아의 인지, 정서적 발달과정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질환입니다.
이런 산후 우울증의 요인으로는,
1) 낮은 사회적 지지체계
2) 정서적 스트레스
3) 낮은 자존심
4) 양육에 대한 부담
5) 독신
6) 미숙한 방어기제
7) 무직 및 신체적 질병
등이 알려져 있으며, 임신 동안의 심리적 장애 또한 중요하게 여겨져왔습니다.
현대 의학은 치료 중심적 접근에서 예방적 접근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쪽으로
그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습니다. 산후 우울증도 다르지 않아서 임신 후기의 우울증
선별검사가 중요하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된 바 있습니다.(산후 우울증 예측인자로서의
임신 후기 우울증상. 박수경, 서울대학교 대학원 정신과학, 2007) 따라서 본인 뿐 만
아니라, 남편 및 다른 가족들도 산모에 대해 관심을 갖고 미연에 방지할 수 있도록
자신을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할 것입니다.
우선적으로 출산을 앞둔 산모에 대해 예방적 차원의 우울증 검사가 필요하며, 산후에
증상이 심해지는 경우 가까운 정신과 의원에 상담을 받거나, 여러 여건상 접근이 어려울
경우엔 각 지역에 있는 정신보건센터나 보건소에 연락하여 상담 및 자문을 구할 수 있
습니다. ( 광명시 정신보건센터, 전화 02-897-7787 )
다른 정신과적 질환들과 마찬가지로 산후 우울증에서도 약물치료가 반드시 필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약물치료만으로는 원하는 결과를 기대할 수 없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여러 요인들에 대해 여러 차례의 상담을 통해 확인하고, 가족들이
함께 참여하여 주변 환경을 발전시켜나가야만 합니다.
산모와 아이에 대한 관심은 한 가정의 문제로 끝나지 않습니다. 나라에서도 이에 대해
다양한 지원과 대책들을 내놓고 있지만 피부와 와닿기는 아직 요원한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더라도 혼자서 고민하지말고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는 것을 주저하시면 안됩니다.
이를 돕기위해 의사도 존재하고, 센터도 존재하는 것입니다.
아무쪼록 불안과 두려움 때문에 아직까지 도움을 청하지 못하고 있는 산모와 가족들이
계시다면 지금이라도 치료를 접하시길 바랍니다.
신경정신과 미강(美康)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