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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0-07-02 14:03
邂逅 (해후)
 글쓴이 : 미강
조회 : 5,570  

이제 장마가 시작되고 있습니다.

장마의 끝에도 햇살이 있듯, 먼 길을 돌아가도 마주할 수 있는 무엇을 기다릴 수 있겠지요

빗 속에서 오래된 시 한편을 만나보는 것은 어떨까요 ?


   얼   굴


우리 모두 잊혀진 얼굴들처럼

모르고 살아가는 남이 되기 싫은 까닭이다.



기(旗)를 꽂고 산들, 무얼 하나

꽃이 내가 아니듯

내가 꽃이 될 수 없는 지금

물빛 몸매를 감은

한 마리 외로운 학으로 산들 무얼 하나



사랑하기 이전부터

기다림을 배워버린 습성으로 인해

온 밤내 비가 내리고 이젠 내 얼굴에도

강물이 흐른다.



가슴에 돌단을 쌓고

손 흔들던 기억보다 간절한 것은

보고 싶다는, 보고 싶다는 단 한 마디...



먼지 나는 골목을 돌아서다가

언뜻 만나서 스쳐간 바람처럼

쉽게 헤어져 버린 얼굴이 아닌 다음에야...



신기루의 이야기도 아니고

하늘을 돌아 떨어진 별의 이야기도 아니고

우리 모두 잊혀진 얼굴들처럼 모르고 살아가는

남-

남이 되기 싫은 까닭이다....



                                                  박인환님의 '얼 굴'



   邂  逅


 가슴으로

 봄을 만난 적이 있던가.



 오다 말고

 돌아서는 목련나무 등 뒤에서


 
 문턱을 지키다

 아지랑이 같은 꽃잎을 줏었지



 눈시울에 담아두지 않으려도

 고이는 빈 하늘



 가물가물 떨어지는 것이면

 무엇이든 붙잡고 싶어라



 한겨울 복판으로

 침몰해 가던 사람



 끝 닿는 길, 맞은 편에서

 우연처럼 만날 수는 없는가



 마른 이파리 사이에 묻은 사연을

 권할 수만 있다면



 꽃샘 바람 십릿길을

 티끌인양 날으리
                                                

                                       朴貞姬 (박정희)님의   邂逅(해후)





신경정신과  미강(美康)

미강 정신건강의학과 / 정신과

박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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