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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6-01-22 16:45
자살과 죽음에 대한 의지
 글쓴이 : 미강
조회 : 3,294  

언론에서 자살과 관련된 기사를 접할 때마다
OECD 국가 1위를 내준 적이 없다는 우리나라의 자살 사망률이
떠올라 마음을 무겁게 합니다.

정신 의학에서 볼 때, 자살 사고는 수많은 ‘생각’들 중의 하나 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점심시간이 되어 허기를 느끼고 우리는 생각합니다.
‘배고파, 밥 먹어야지’
그런데 갑자기 중요한 일이 생겨서 집중하다 보니
‘밥 먹어야지’ 라는 생각은 사라져버렸습니다.
이후에 다시 시간이 흘러 급한 일을 끝내고 나니
‘배고파, 밥 먹어야지’ 라는 생각이 다시 들게 됩니다.

이 때, 밥을 먹겠다는 생각은 인간의 의지와는 구별해야 합니다.
여기서 이야기하는 의지는 ‘진심(眞心)’ 을 말합니다.
‘밥 먹어야지’ 를 ‘죽어야지’, 혹은 ‘자살해야지’로 바꿔서 읽어보십시오.
어떻습니까?

염세주의의 대표적 철학자인 쇼펜하우어는
‘자연에 존재하는 모든 힘, 극성과 자기장, 식물의 성장, 생물의 자기보존성 등,
모든 자연현상의 바탕을 이루고 있는 것’을 ‘의지(der Wille)’라고 하였습니다.

다시 말해 ‘의지’ 는 ‘살아감과 성장’을 향하는 것이라는 뜻입니다.
그는 자살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자살하는 자는 삶을 원.하.고 있으며, 단지 그 사람이 놓인 삶의 조건에
불만을 가질 따름이다. 그러므로 그는 결코 삶에 대한 의지가 아니라,
단지 삶만을 파괴하는 것이다….. 중략…. 이것은 마치 한순간 무지개를
이루고 있는 물방울이 계속해서 교체되어도 무지개 자체는 그대로 남아 있는
것과 같다. 그러므로 자살은 실로 어리석기 짝이 없는 헛된 행위이다.’
 
    -쇼펜하우어,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 중에서

어떻게 이해하면 좋을까요?
자살과 죽음에 대한 충동은 내 의지와는 다르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죽음에 대한 의지라는 것은 애초에 잘못된 표현이자
의지가 아닌 그저 생각 혹은 충동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죽는 것도 내 의지의 선택이다라고 주장도 합니다.
그럴듯하게 들릴 수는 있어도, 옳지는 않습니다.
경계성 인격이나 궤변론자들은 무엇이 옳은 것이냐를 따지며
말장난을 이어갈지도 모르니 조심해야 하겠습니다.
그럴 땐 절대 엮이지 마시고, 바로 피하세요.
그것이 지혜로운 행동입니다.

매우 슬픈 신문기사를 접하면 한동안 신문을 피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독감이 유행할 땐 마스크를 쓰고 조심하는 것처럼
감정도 예방이 필요하니까요.

아무쪼록 서양 철학자가 말하는 Nirvana 에 이르지는 못할지라도
의지와 충동을 잘 구별할 줄 아는 서로가 되길 기원해봅니다.

미강정신건강의학과

박 수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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