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름을 실컷 즐기다가 겨울에 호된 시련을 당하는 배짱이의 우화는
정서적으로 아주 여린 어린아이의 마음에 깊은 인상을 남긴다. 이 우화를
듣는 그날부터 우리는 어리석고 미련한 삶의 목록에 미래를 준비하지 않고
살아가는 인생을 포함시키다. 그리고 성장한 이후에는 결코 어리석고 미련한
사람으로 남고 싶지 않다는 생각으로 내일을 위해 오늘의 일부를 꼬박꼬박
바치며 살아간다. 놀고 싶지만 일하고, 쓰고 싶지만 아끼고, 먹고 싶지만 참는다.
어떤 사람은 미래의 구원을 위해 현재의 삶 전체를 바치겠다는 결심을 하기도 한다.
이는 인간만이 할 수 있는 놀라운 일들이다..................
........ 우리가 범하는 결정적인 실수 중 하나는 머릿속에서 그리는 미래에
대한 상상이 미래에 실제로 이루어지리라고 굳게 믿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착각이다. 그리고 그 착각의 정도가 클수록 미래에 우리가 느끼는 실망과
충격 또한 커진다. 예를 들어 아름다운 한강이 내려다보이는 큰 집에 사는
꿈을 꾸다가 마침내 그것을 이뤘다고 해보자. 설사 그렇더라도 생각했던 것
만큼 기쁘지 않다. 그리고 어느새 자신이 '행복은 도대체 무엇일까?' 라고
씁쓸하게 묻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 혹시 우리가 미래를 위해 지나치게 현재를 희생하는 삶을 살도록 훈련받은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실제로 우리는 중, 고등학교 시절은 대학을 위해,
대학은 직장을 얻기 위해, 중년은 노년과 자식의 미래를 위해 살고 있지 않은가?
미래를 위해 어느 정도 준비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그것이 지나치면 늘 미래에 구속되어
끌려가는 삶을 살게 된다. 파스칼은 '팡세'에서 많은 사람이 행복을 미래에서만 찾으려고
하기 때문에 그것이 지금 바로 옆에 있다는 것을 모른다고 쓰고 있다..........
[행복에 걸려 비틀거리다] 옮긴이의 글 중에서.....
혹시 공감할 수 있는 분들을 위해 소개해 봅니다.
즐거운 추석 맞으시길~
----------------------------------------- 미강신경정신과.